인생에 네 차례 찾아오는 ‘노화 스파이크’, 단계별 대처법
노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죠. 본디 노화는 매 순간, 천천히, 꾸준히 진행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이런 인식이 오류였음을 밝혀냈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노화는 인생의 몇몇 순간에 급격하게 이뤄집니다. 최소 두 차례 이상 말이에요. 우리의 노화 방식과 그로 인한 신체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혹시 갑자기 주름이 늘었나요? 이전보다 숙취가 심해졌다고요? 비 내리는 날 무릎이 쑤시고요? 그렇다면 현재 ‘노화 스파이크’를 겪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함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5세에서 75세 사이 참가자 108명을 수년에 걸쳐 추적 관찰하며 분자 수준(RNA, 단백질, 마이크로바이옴)에서 노화 과정을 조사한 결과였죠. 참가자들은 숙취나 근육 부상 등 경험을 기록했고, 동시에 혈액·대변과 피부, 구강, 코 점막 샘플을 1~7년간 제공했습니다. 총 13만5,000개의 분자와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변화는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에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노화 스파이크에서는 심혈관 건강과 카페인, 알코올, 지질대사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두 번째에는 신장 기능, 탄수화물 대사, 면역 조절 기능에 영향이 있었고요. 두 시기의 공통점이라면 피부와 근육 노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입니다.
피부과 전문의이자 인기 유튜브 채널 <필로우토크덤(PillowtalkDerm)>을 운영하는 셰린 이드리스(Shereene Idriss) 박사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영상을 통해 급격한 노화의 시기와 그 무렵 얼굴에 일어나는 변화, 이를 완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드리스는 연구 결과에 동의하면서도, 자신의 임상 경험상 노화 스파이크는 최소 4회는 일어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에 일어나며, 다음은 30대 후반입니다. “사실, 늙지 않는 건 죽은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드리스의 말입니다. “중요한 건 단순히 육체적으로 늙지 않는 게 아니에요. 정신적으로도 최선의 방식으로 나이 드는 거죠. 육체적 변화는 정신에도 영향을 줄 테니까요.”
얼굴의 노화는 탄력 저하, 잔주름과 주름의 증가, 턱선 처짐으로 드러납니다. 이드리스에 따르면 콜라겐 수치는 25세부터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처음으로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인 셈이죠. 이때부터 콜라겐은 매년 1%씩 줄어들어 잔주름과 주름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얼굴의 변화에 훨씬 민감해졌어요. 문화적인 요인이 크죠.” 그녀는 인스타그램 피드, 전면 카메라, 연예인 뉴스 등으로 사람들이 옛날에 비해 얼굴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합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 일어나는 첫 노화의 변곡점에서는 약 6개월간 얼굴이 평평해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얼굴이 길고 좁아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바깥쪽 얼굴 부위 볼륨이 감소하면서 일어나는 변화죠.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지만, 그나마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이드리스는 건강한 식단과 체중 유지를 권합니다. 급격한 체중 변화로 얼굴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화를 막기 위해 콜라겐 분말을 섭취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국소적으로 얼굴 볼륨을 채워주진 못하거든요. 다만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키는 비타민 A 계열의 국소 약물, 즉 레티노이드(Retinoids)는 잔주름과 주름을 줄이는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레티놀이라고도 불리는 물질이죠. “20대에 레티놀 화장품을 쓴다면 미래의 자신이 고마워할 거예요.” 이드리스의 말입니다. 그녀는 피부과에서 받는 가벼운 마이크로니들링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고주파나 열처리는 얼굴의 지방이나 조직을 녹여 오히려 탄력과 볼륨을 잃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0대 후반에 일어나는 노화 스파이크 기간에는 한 달가량 턱선 처짐 현상이 진행됩니다. 또 웃을 때 주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고요. 이 시기에는 숙련된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장품만으로는 볼륨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가 혈액을 이용해 피부 재생을 돕는 PRF나 PRP 등 피부조직을 강화해주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거든요. 적절한 필러도 얼굴 균형을 맞추고 턱선 처짐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초음파 치료를 통해 피부를 점진적으로 탄력 있게 만들 수도 있고요.
세 번째 노화 스파이크는 약 44세 전후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턱선은 물론 눈꺼풀이 처지고, 다크서클이 짙어집니다. 입술도 얇아지며,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기 시작하죠. 이 무렵에는 이전에 받은 시술의 강도를 조금 높여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니들링과 고주파 시술을 더 정기적으로 받고, 보습용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ucleotides) 국소제나 연어 정자 추출물을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되죠. 가벼운 필러와 연 2회가량의 보톡스도 고려해볼 만한 옵션입니다. 다만 모든 시술을 동시에 시도하는 것보다는 한 가지씩 집중해서 천천히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 스파이크는 60대에 나타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때부터는 약간의 관리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이드리스의 말입니다. 이 시기에는 실이나 초음파, 고주파를 이용해 얼굴을 리프팅하는 페이스리프팅(Facelifting) 또는 목과 턱선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플라티스마플라스티(Platysmaplasty) 수술을 감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70대 이후에는 권장하지 않으며, 인생 전반에 걸쳐 리프팅을 한다면 최적의 시기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사이예요. 이드리스는 네 번째 노화 스파이크 시기에는 관리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죠.
노화는 숙명이지만, 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왔습니다. 현대 과학은 실제로 ‘저속 노화’를 가능하게 만들죠. 피부를 천천히 늙게 만드는 각종 시술과 수술이 그 예일 겁니다. 다만 결정이나 시도를 하기 전, 피부과 전문의나 의사와 반드시 상담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조언만큼 정확한 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