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릿 윤아 “살짝 유치하게, 그렇게 지내는 저희가 좋아요”
윤아라는 보석은 이렇게 빛나지.
GQ 윤아의 첫 개인 화보였어요. 어땠어요?
YA 진짜 너무 재밌었어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콘셉트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실은 저 풀뱅 스타일도 오늘 처음 해봤어요.
GQ 그럼 또 물을 수밖에요. 그건 어땠어요?
YA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려서 신기했어요. ‘아? 내가 이런 스타일도 해볼 수 있구나’ 싶은 마음에 모니터링하면서 뿌듯하기도 했고요. 뭔가 흥미롭고, 재밌고, 신나고 그런 시간이었어요.
GQ 윤아가 재밌었다면 <지큐>도 좋고요.
YA 화보는 똑같은 게 없잖아요? 오늘만 해도 옷을 일곱 벌이나 입었고, 오늘 입었던 옷, 했던 헤어, 메이크업을 앞으로 똑같이 다시 할 순 없을 테니까, 뭔가 소중한 느낌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카메라가 없을 땐 정말 편하게, 꾸리꾸리하게 다니는데 크크킄. 오늘 마법 소녀 변신하듯 짠, 이렇게 새로워지는 거죠, 계속, 일곱 번이나! 저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게 특히 좋았던 것 같아요.
GQ 시간이 흘러서 아주아주 나중에 오늘 화보를 다시 보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아요?
YA “젊었다”
GQ (웃음)
YA 아니면 부족했던 부분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크크크킄. 뭐 아주아주 나중이니까요. 그게 뭐든 지금보다는 조금은 능숙해져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아쉬운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 같기도 해요. 아니야! 오히려 반대일 수도 있죠. 이때가 더 세련됐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GQ 윤아 씨는 어떤 가을을 보내고 있어요? 최근에 일본 활동도 있었죠?
YA 맞아요. 일본 싱글 앨범 <Toki Yo Tomare> 활동으로 3주 동안 일본에 다녀왔어요. 가서 페스티벌에도 나가보고, 음악 방송에도 나가보고, 음! 예능 방송에도 출연했어요. 그리고 ‘글리터데이 인 재팬’ 팬콘도 했고요.
GQ 팬 콘서트 반응이 굉장했잖아요. 전 회차가 매진되면서 추가 좌석까지 오픈했고요.
YA 맞아요. ‘글리터데이 인 재팬’이 저희 첫 단독 공연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감정을 한꺼번에 훅,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긴장했다가 울컥했다가, 감동했다가, 뿌듯했다가. 처음이라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한 번에 훅, 경험했어요.
GQ 어느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YA 저 정말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무대 딱 올라갔을 때 규모가 너무 커서 저희가 꼭 어느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참여한 것 같았어요. 보통 그런 자리에 초대받으면 10분 정도 공연하고 내려오니까, 정말 이런 생각까지 들었어요. ‘어? 오늘 나 10분 공연하고 내려와야 되는 거 아니지?’ 그 정도로 무대 규모 보고 너무 놀랐어요. ‘진짜 이렇게 많이 와 주셨다고?’
GQ 무대 올라가기 전에는 어떤 마음이었어요?
YA 환호만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객석이 3/4 정도만 채워졌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자리가 전부 차서 입석으로 서서 보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GQ 그 정도면 콘서트가 끝나고도 팬들의 여운이 오래 남았겠어요.
YA 너무요. 너무 감사했죠. 그때 얻은 행복감은 여전히 남아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론 약간 꿈이었나, 싶기도 했어요.
GQ 왜요?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아서?
YA 저희가 한국 돌아와서 처음 도착한 곳이 연습실이었거든요?(웃음) 연습실에서 같은 노래에 같은 무대 연습을 하고 있는데 앞에 관객이 없는 거죠. 그래서 약간 공허함 반, 꿈꾼 것 같은 마음 반,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마법 소녀처럼 반짝, 짜릿한 경험 한번 하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GQ 첫 단독 공연에 그렇게 큰 무대, 많은 관객도 처음이었으니 당연히 그랬을 것 같아요.
YA 네, 첫 번째 곡이 ‘빌려온 고양이’였거든요. 노래 너무 신나잖아요. 그런데 객석을 딱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거예요. 근데 또 오프닝 무대인데 울면 안 될 것 같고···. 꽉 참았다가 무대 끝나고 멤버들한테 말했어요. “나 오프닝 때 눈물이 너무 날 것 같아서 힘들었다”고. 그런데 멤버들 전부 나도, 나도, 저도요. 그러는 거죠.
GQ 윤아 씨 지금 말하면서도 눈물이 좀.
YA (눈이 빨개진 채로) 헤헤. 아무튼 그래서 나만 느낀 감정은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GQ 작년에 데뷔했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만 벌써 4개째예요. 조금 전 콘서트처럼 데뷔 후 모든 순간이 섬광처럼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소중하게 기억되는 장면을 물으면 언제를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YA 너무 많죠. 많은데 음, 지금 딱 스친 장면을 말씀드리면 저희가 ‘Magnetic’으로 멜론 차트 1위를 했을 때. 전 그 순간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멜론이라는 음원 사이트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거기 1위 자리에 저희의 이름과 곡이 딱 올라가 있고 그걸 클릭하면 제 목소리가 나와요. 오오오. 진짜 너무 신기한 거예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게 그때 밥 먹고 있었는데 정말 숟가락 떨어뜨릴 뻔했어요. 너무 신기해서.
GQ 그땐 정말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촤르르르 지나가던가요?
YA 맞아요. 제가 연습생 생활을 6년 했거든요. 그때 꿈꾸던 목표를 이뤘다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노력들을 보상받은 느낌을 받았어요. 너무 좋았죠.
GQ 연습생부터 음원 사이트 1위까지, 이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윤아에게 찾아온 가장 커다란 변화라면 뭐인 것 같아요?
YA 제 역량이 확장됐다,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데뷔하고 많은 처음을 경험하면서 ‘그래, 내가 이런 멋진 순간들을 맞이하려고 이 직업을 선택했지’ 하고 떠올렸던 적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점점 제 영역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고요. 물론 연습생 때도 월말 평가나 새로운 스타일의 안무에 도전할 때, 그때도 성장한다고 느꼈는데 다른 점이라면 그 성장의 기회가 훨씬 더 많아졌다는 거.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거니까 그만큼 기대도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아요.
GQ 생각해보면 그 많던 처음 앞에서 윤아 씨의 태도는 대체로 어땠어요? 설레던가요, 아니면 부담이 일던가요?
YA 무대의 경우엔 부담이 훨씬 큰 것 같아요. 걱정도 크고. 왜냐면 잘해야 되는 거니까. 물론 ‘무조건 늘 잘해야 돼’ 같은 강박은 아니지만 이건 제 본업이니까요. 무대에 서서 실수하지 않고 잘 마치는, 이 과정을 해내고자 하는 책임은 당연히 가져야 하는 태도니까요. 그래서 정신 빡, 차리고 더 집중하고, 긴장하면서 하는 것 같아요. 오늘 화보 같은 경험들은 당연히 설렘이 크고요. 저 정말 어젯밤부터 계속 설렜어요.(미소)
GQ ‘아일릿’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어요? 다른 인터뷰에서 아일릿의 정체성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죠. “귀엽거나 조금은 강렬하거나, 그러다가 무대 밖으로 나가면 여고생으로 돌아가는 것.” 여전히 같은 생각이에요?
YA 맞아요. 일단 저희가 무대 밖에서는 여고생 같긴 해요. 무대 딱 마치고 내려오면 고등학생들 많이 쓰는 단어들, 신조어 이런 거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아가지고 막 얘기하고. 서로 유행하는 밈 같은 거 막 찾아보고 따라 하고. 이런 거 보면서 우리 아직 애들 같다, 이런 생각 많이 해요.(웃음) 근데 저희 나이 때 원래 이렇지 않아요?
GQ 저는 아주아주 오래전이라 까맣게 잊었어요.
YA (짧은 침묵)
GQ (웃음) 아무튼 아일릿의 그런 모습들이 좋은 거죠?
YA 맞아요. 살짝 유치하게, 그렇게 지내는 저희가 좋아요.
GQ 윤아에게 그런 아일릿은 어떤 존재예요?
YA 보석함! 윤아의 보석함? 이런 느낌이에요. 보석함을 열면 그 안에 민주 보석, 모카 보석, 원희 보석, 이로하 보석이 반짝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어딜 가든 “내 보석들이야”, “예쁘지?”, “반짝반짝 빛나지?” 하면서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존재예요.
GQ 예쁜 표현이네요. 윤아가 아일릿만큼, 무대만큼, 음악만큼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는 또 어떤 게 있어요?
YA 음, 그건 너무 많아요. 오, 너무 많은데 어쩌지.
GQ 그럼 정도와 상관없이 지금 당장 생각나는 존재로 바꿔 생각해보면요?
YA 지금 당장 생각나는 고맙고, 소중하고, 소중하고···.(씨익)
GQ 음?
YA <지큐>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