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홈파티 분위기⬆️, 배경으로 틀어놓기 좋은 애니메이션 4
크리스마스의 따뜻하고 마법 같은 분위기로 채우고 싶다면, 눈부신 영상미와 포근한 이야기로 가득 찬 애니메이션 영화만 한 것이 없다.
순수하고 서정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원한다면, 영국 동화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스노우맨’을 원작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스노우맨]을 추천한다. 소년이 밤새 만든 눈사람과 함께 하늘을 날아 북극의 산타클로스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그린 이 영화는 눈 덮인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오로라가 빛나는 밤하늘을 수채화 같은 질감으로 표현해 마치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는 것 같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색연필로 직접 하나하나 셀을 그려 완성했다고. 데이비드 보위의 목소리로 옛날을 회상하며 시작하는데, 처음 독백 외에는 대사 없이 오직 아름다운 그림체와 서정적인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어 ‘말 없는 시(詩)’ 같기도 하다. 유일하게 소년이 눈사람과 함께 하늘을 날 때 삽입곡이 나온다. 플라시도 도밍고, 조수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부른 ‘워킹 인 디 에어(Walking in the Air)’로,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 덕분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특별한 소음 없이 공간을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감성으로 채워줄 영화를 찾는다면, [스노우맨] 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독특하고도 매혹적인 색깔을 더하고 싶다면, 단연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다. 핼러윈 마을의 호박 왕 ‘잭 스켈링턴’이 산타를 납치해 크리스마스의 주인이 될 계획을 세우며 벌이게 되는 소동을 그린 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어른들을 위한 어린이 영화를 만드는 팀 버튼 특유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동화적인 미장센이 압권이다. 해골, 봉제인형, 유령 등 동화 속 아름답고 귀여운 주인공과는 다른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유쾌한 매력, 으스스한 핼러윈 마을 속에서 피어나는 크리스마스의 반짝이는 요소들, 오싹한 동시에 환상적인 분위기의 중독성 있는 뮤지컬 넘버들까지, 이 개성 있고 매혹적인 세계관의 영화는 크리스마스 영화의 선입견을 깨는 동시에 더욱 신선하고 흥미로운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엇박자에 엉망진창이라 더욱 신비롭고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으로 흔치 않은 홀리데이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팀 버튼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채워주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손꼽히는 [폴라 익스프레스]는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소년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울린 종소리를 쫓다 만나게 된 북극행 기차에 탑승하며 겪는 여정을 그린다. 다소 평이한 줄거리를 가진 이 영화의 포인트는 내용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동화책처럼 환상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화면에 있다. 이는 연기자의 얼굴과 몸에 약 210여 개의 표식 장치를 달고 그의 동작과 표정을 그대로 디지털화시키는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톰 행크스가 주인공 소년, 소년의 아버지, 기차 차장, 떠돌이, 산타 등 1인 5역을 해낼 수 있었던 것도, 실사영화보다 더 환상적이고 일반 애니메이션보다 더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는 것도 이 기술 덕분이다. 특히 흰 눈으로 덮인 북극 마을 속 기차가 눈길을 뚫고 질주하는 장면은 실제로 기차를 타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동화책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과 잔잔하면서도 웅장한 OST로 크리스마스를 화려하게 구현한 이 영화는 공간에 마법 같은 분위기를 불어넣어 줄 것.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에 독특한 상상력을 불어넣은 애니메이션 영화 [클라우스]는 우편배달부 ‘제스퍼’가 북쪽의 외딴 마을로 좌천된 후, 은둔자 장난감 장인 ‘클라우스’를 만나 마을 사람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면서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다룬다. 산타클로스의 기원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가상의 이야기지만 산타가 착한 아이만 선물을 주는 이유부터 루돌프가 짐꾼이 된 계기, 산타의 빨간 의상이 탄생한 배경까지 산타에 관한 궁금증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점은 또 있는데,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의 손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명과 음영 등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입체적인 공간감은 살리고 3D 애니메이션이 줄 수 없는 정서적 감각까지 모두 구현한 것.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무채색 계열로 묘사되어 냉소적이고 차갑던 마을이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가는 시각적 변화가 인상적인데,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온기를 전달받는 것 같다. 그저 틀어두는 것만으로도 공간을 포근하고 감성적으로 채워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