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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라 마들렌 피엘러와 나눈 ‘실험적 오페라’에 관한 대화

요즘 오페라 무대는 왜 실험적일까? 예술의전당 초연 작품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무대와 조명을 맡은 마라 마들렌 피엘러가 답한다. 어둠, 반사, 몰입형 공간이 뜨겁고도 차갑게 관통하는 작품 세계를 통해.

마라 마들렌 피엘러는 무대조명이 기술적 효과를 넘어선다고 말한다. 그녀는 빛이 중요한 내러티브이자 몸과 공간, 기억 사이의 관계를 설정한다고 믿는다.

오페라가 뮤지컬, 연극, 무용에 비해 도전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유는 여러 장르를 혼합한 종합예술이기 때문이 아닐까?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 6시간 대작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하다. 바그너의 이 작품은 현대음악 탄생에 영향을 준 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왕의 기사 트리스탄이 이졸데 공주를 데리러 갔다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두 사람의 금지된 사랑은 왕에게 발각되었고, 결국 그들은 영원한 결합을 꿈꾸며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다. 19세기에 배를 배경으로 했던 낭만주의 오페라가, 21세기에는 우주선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공연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마라 마들렌 피엘러(Mara-Madeleine Pieler)는 조명도 동시에 담당한다. 그녀는 처음 의상을 통해 시노그래피에 입문했지만, 의상 디자이너의 세계가 자신에게는 좁다고 여겨 영역을 확장했다. 그녀는 단순히 옷을 입히는 것보다 전체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 끌렸고, 건축가이자 오페라 무대 디자이너인 마르틴 체헤트그루버(Martin Zehetgruber)가 “시노그래피는 단순한 구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감정, 행동, 서사를 담고 있는 세계를 구성하는 것”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학창 시절부터 무대 디자인 통합에 관심이 있었고, 조명을 통해 빛이 감정, 리듬, 집중력을 형성하는 방법을 터득해왔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조명을 남에게 위임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공간을 빛으로 디자인하고 분위기와 지각을 정의하는 일을 직접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건축과 내러티브 조명을 중심 요소로 하는 상호작용으로 정의된다. 스토리텔링 매체인 빛에 대한 탐구는 예술적 접근의 핵심 요소다. 무대와 조명을 동시에 담당하는 만큼 빛의 민감한 사용을 통해 심리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한다.

한국 오페라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예술감독 슈테판 메르키(Stefan Märki) 추천으로 한국에 데뷔했다. 2025년 5월 처음 오페라극장을 미리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단 3일이었지만 강렬한 경험이었다. 기술 디렉터 김유정과 조명 부서장 김희선을 만났는데, 기술감독 자리는 고령의 남성이 독차지하는 독일과 달라서 신선했다. 나는 그들의 전문성, 정밀함, 침착함에서 영감을 받았고, 얼마 전 다시 방한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페라 하우스의 규모와 권위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가장 감사한 부분은 유능한 여성과 협업하는 것이다. 그들의 섬세함과 에너지는 작품에 힘을 더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국내 초연이라 기대가 크다. 연출을 맡은 독일 콧부스 국립극장 예술감독 슈테판 메르키, 음악감독 서울시립교향악단 얍 판 츠베덴(Jaap Van Zweden)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슈테판 메르키는 2023년 독일 콧부스 국립극장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선보인 적 있다. 그때와 이번 작품의 차이는?

슈테판 메르키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없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몇 달 동안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대해 드라마투르기 소피 클리아이젠, 안무가 크리스티나 콤테세와 함께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작품을 처음 한국에 선보이는 것의 의미, ‘그리움과 초월’이라는 주제가 새로운 시각적, 정서적 울림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얘기했다. 운 좋게도 2023년에 슈테판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독일에서 봤는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슈테판이 그 곡을 어떻게 해석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 두 주인공이 우주선 안에 있다는 개념은 같다. 하지만 이를 더 발전시키고 공간 드라마투르기를 심화했다. 무대가 문자 그대로의 우주선이라기보다는 추상적 건축 공간으로 느껴지길 원했다. 무대는 경계가 흐려지고 내면이 드러나는 지각을 반영하는 장치다. 우주선이라는 개념을 유지하자고 내가 제안했다. 우주와 같이 사랑은 무한하다는 생각은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서울 공연에서는 메타버스의 개념으로 막마다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며 무대가 바뀐다. 바그너의 오리지널 버전에서 1막은 이졸데를 데리고 항해하는 배, 2막은 영국 콘월 지방, 3막은 트리스탄의 고향 카레올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원작의 컨셉을 벗어났다. 게다가 2023년 무대는 다소 관습적인 형태였기에 진짜 우주를 항해하는 느낌으로 완전히 바꾸고 싶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에서 어떤 영감을 받아 무대를 디자인했나?

나를 감동시킨 것은 사랑 그 자체뿐 아니라 성취할 수 없는 욕망으로서의 그리움이라는 개념이다. 비극은 죽음이나 이별에 있지 않고, 성취할 수 없는 것에 도달하려는 불가능성에 있다. 그래서 3개의 막은 각각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내면 풍경을 반영한다. 1막은 밝은 건축적 공간으로 깨달음의 순간이다. 두 연인이 아직 가까워지기 전이다. 2막에서 이졸데는 거울 벽 안에서 강한 그리움을 느끼며, 연인들은 중력이 없는 우주를 떠다닌다. 3막은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려운 황량한 행성이다. 하지만 죽음을 초월한 사랑으로 새로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빛이 드리운다. 바그너는 낮과 밤의 대조를 노래했다. 지성과 분리의 영역인 낮, 화합과 그리움의 밤이 그것이다. 빛은 궁극적으로 드러나고, 숨기고, 변화하며, 그리움이 가시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요소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와 음악일 수 있다. 19세기 낭만주의 고전의 무대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일 것 같은데?

2025년의 나는 현대의 공간만 고려할 수 있다. 이것은 미적 본능이자 확신이다. 고전은 역사적 맥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그 본질을 전달하는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에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가 있다. 작품 주제는 이성과 시간을 초월한 무한한 사랑이고, 이 작품이 오늘날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무대 디자이너의 과제다. 과거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이것이 내가 만든 공간이 추상적이고 건축적인 이유다. 관람객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인터미션 포함 6시간이다. 공연 시간이 길기 때문에 더 신경 쓴 부분이 있나?

관람객이 처음 만나는 1막은 우주선 배경인데, 공상과학영화의 진부한 표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하여 밝고 하얀 신성한 공간을 만들었는데, 우주를 여행하는 예배당 같은 느낌이다. 서울의 러닝타임이 6시간으로 예정보다 짧아지면서 디자인을 재구성해야 했다. 원래 건축양식은 모듈식이었지만, 막마다 연속적으로 공간을 변환하게 됐다. 가장 큰 과제는 인터미션 20분마다 이런 변환을 실현하는 것이다. 원래 우주를 보여주기 위해 움직이는 대형 조명을 계획했지만, 예산과 시간 제약으로 비디오 프로젝션 작업 중이다. 목표는 빛 자체를 시각적 스토리텔러로 만드는 것. 그럼에도 공간 건축의 복합성과 빠른 전환은 쉽지 않다. 총 6시간은 길지 않다.(웃음) 독일에서는 인터미션이 1시간씩이고 식사와 와인도 즐기는데, 한국은 아직 이런 문화에 익숙지 않다고 들어서 아쉽다. 인터미션이 길면 무대 전환 시간도 넉넉하고, 관람객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좋다.

마라 마들렌 피엘러는 6시간 대작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빛을 사용해 관람객의 몰입 경험을 이끈다.

숏폼이 유행하는 시기에 우리는 왜 6시간 동안 오페라를 봐야 할까?

독일 프랑크 카스토르프(Frank Castorf) 감독의 연극은 러닝타임이 4~7시간이다. 무대예술에 첫발을 들였을 때 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힘들고 피곤한 관람을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감독의 연출 의도는 7시간 내내 관람객에게 완벽한 집중력과 이해를 요구하기보다 그 안에서 관람객이 각자 경험하게 하는 것임을 알았다. 오페라는 음악이 있으니 연극보다 관람하기 쉽다.(웃음) 1분 릴스로는 경험할 수 없는, 6시간의 여정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현대인은 숏폼 같은 빠른 미디어를 통해 여정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잊어버린 것 같다. 공연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숏폼은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도 문제다. 숨 쉴 수 있는 공간(間)을 두어야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요즘 미디어는 공간이 없다.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 연극은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죽음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자는 의도였다. 물질적 압박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감정적 여정을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페라는 여전히 필요하다.

첨단 기술 개발에도 관심이 클 것 같다.

처음 무대 디자인을 공부할 때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였다. 손으로 모델을 만들고 도면을 수작업으로 그렸는데, 건축 조명 디자인 석사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로 완전히 전환했다. 3D로 공간을 설계하고 재료, 조명 방향, 분위기를 실험한다. 렌더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무대에서 빛의 위치와 감정적 구성을 실험해 빛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동료들과 함께 3D 프린터를 구입해 실제 규모의 모델도 만들 수 있다. 또한 조명 무역 박람회를 방문하고 전문가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최신 정보를 습득한다. 이 분야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기술적 전문 지식과 예술적 직관을 결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예술가이자 기술자로 여기며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함부르크 국제 행사장인 캄프나켈(Kampnagel)에서 조명 기술자로도 일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덕션과 게스트 디자이너, 최신 조명 기술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덕분에 진화하는 시스템과 장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오페라가 뮤지컬, 연극, 무용에 비해 더 도전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유는 뭘까?

오페라와 연극 무대는 완전히 다른 인식의 척도로 운영된다. 오페라 무대는 음악과 함께 본래 의도를 유지할 만큼 강력해야 하며, 오케스트라와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크고 추상적이며 급진적인 공간 개념을 구현할 수 있다. 연극 세트는 배우의 파트너이며, 사용되고 만져진다. 공간은 움직임과 심리에 즉시 반응해야 한다. 오페라에서 공간을 정의하는 것은 소리이기에 사실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감정적으로 더 실험적일 수 있다. 독일은 오페라 역사가 길고 지원이 많기 때문에 놀랄 만큼 다양한 접근 방식이 일상적이다. 6시간 내내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작품도 있었을 만큼 전통 시노그래피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다채롭다.

대표작 <데어 팔 맥닐(Der Fall McNeal)> <점성술(Astrologie)> <다스 크라프트베르크(Das Kraftwerk)> <다스 토텐페스트(Das Totenfest)>에 대해 말해달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공통점을 가진 작품도 있나?

어둠, 반사, 몰입형 공간에 대한 매혹이 내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는 빛을 통해 확장되는 밀폐된 세계를 다룬 <다스 토텐페스트>와 <다스 크라프트베르크>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다스 토텐페스트>는 작가의 마음속처럼 펼쳐지며, 바닥에 퍼져 유령 같은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노란 뱀 구조가 특징이다. 반면 <다스 크라프트베르크>는 인간의 몸이 무너져가는 세상과 만나는 그림자와 산업 붕괴의 흔적만 남은 유희 공간, 디스토피아적 소우주를 만드는 정치적 성향이 더 강했다. 반면에 <데어 팔 맥닐>은 빛이 지속적으로 인식을 재정의하는 수직 실 커튼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이다. <앨리스(Alice)>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공통점이 있는데, 원형 개구부가 있는 모듈식 기울어진 턴테이블이 꿈에 빠지는 것처럼 중력과 규모가 사라지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추상화되고 고조되며 감정적으로 정밀한 미시 세계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언어를 공유한다. 현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 감정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세상을 만드는 법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다.

무대와 조명을 동시에 담당하는 데 영향을 준 멘토는?

함부르크 샤우슈필하우스의 조명 책임자이자 함부르크 미술대학의 조명 디자인 강사였던 아네트 테르 뮐렌(Annette ter Meulen)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내가 알기론 빛을 예술적으로 다루는 유일한 여성이었으며, 나이 든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공연 분야에서 권위가 있었다. 그녀의 정확성과 감수성은 깊은 인상을 준다. 그녀는 이 분야에 여성적 관점이 있을 여지가 있으며, 조명이 기술적이고 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깨달음은 용기를 주었다. 특히 독일에서는 조명 디자인을 여전히 예술적 학문이 아니라 기술적 학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극장에는 예술적 배경이 아니라 기술적 배경을 가진 자체 조명 기술자가 있고, 세트 디자이너는 자신의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조명 기술자에게 의존해야 한다. 그렇기에 세트는 훌륭했지만, 조명이 미흡하거나 시간에 쫓겨 예술적으로 승화되지 못한 경우를 흔히 보았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비스마어 대학에서 건축 조명 디자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다. 유럽에서는 공부하기 어려운 무대조명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빛의 과학, 심리학, 건축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열어주었고, 빛은 단순한 효과나 기술적 필요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이 깨달음은 나의 관점을 바꿔놓았다. ‘내러티브 조명’이라 부르는 것으로 발전한 연구에서 나는 빛 자체가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몸과 공간, 기억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탐구했다. 다시 극장으로 돌아와 건축 조명 연구와 공연을 결합했다. 빛은 공간이 숨 쉬는 매체다. 나에게 무대를 만들고 조명을 디자인하는 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행위다. 하나는 형태를 정의하고 다른 하나는 그 안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기에 그중 하나만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연극, 발레, 음악을 융합한 오페라 '샌드맨(Sandmann)'의 붉은색 무대. 검은색 무(無)에서 출발해 악몽이 시작되는 2막에서는 초현실적 무대가 펼쳐진다.

21세기는 디지털과 첨단 기술의 시대다. 하지만 아날로그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아날로그 무대 디자인과 조명에도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프로젝션이나 디지털 효과가 없는, 1990년대에 만든 뮤지컬 <더 라이온 킹 인 함부르크(The Lion King in Hamburg)>를 봤다. 순수한 무대장치가 기계, 원근법, 상상력만으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 인간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기술이 얼마나 강력한지 상기시켜주었다. 가장 좋아하는 환상은 19세기 마술 ‘페퍼의 유령(Pepper’s Ghost)’이다. 이 마술은 기울어진 유리창을 이용해 투명한 ‘유령’을 무대에 투사하는 것인데, 단순한 연극이지만 마법처럼 보인다. 동시에 고정된 장치를 통해서만 빛을 발하지 않고 광원이 방 안을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인 핸드메이드 조명에 매료되었다. 빛이 배우처럼 행동한다고 상상해보라. 아직 극장에는 이런 조명이 없지만, 미래에는 존재할 거라고 확신한다. 과거의 기술과 첨단 기술은 인식을 조작하고 경이로움을 만들어낸다는 본질은 동일하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오래된 착시 현상과 아직 우리 무대에 등장하지 않은 기술로 향한다. 인식을 바꾸면 둘 다 같은 개념이다.

10년도 안 되는 시간에 세계 최고의 무대 디자이너 수준에 올랐다. 이렇게 빠른 성공을 거둔 이유는?

나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스스로를 ‘선도적인 무대 디자이너 중 한 명’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2024년에는 베트남에서,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며 꿈도 꾸지 못할 기회를 얻었다. 독일어권을 벗어나 여행을 많이 다녔던 아시아에서 일하는 것이 초현실적이다. 빛, 공간, 침묵에 대한 아시아 문화에 늘 매료되어왔기에 이곳에서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나는 성공이 야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무대에서는 언제나 재능, 타이밍, 운 같은 다양한 요소와 함께 적절한 순간에 문을 열어줄 사람이 필요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경력을 정원에 비유한다. 경력은 중앙의 노력과 주변의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져, 인내와 운으로 천천히 자라는 ‘삶의 정원’과 같다.

당신의 작품 세계는 어느 방향으로 변화했고, 어떤 목표를 향하나?

초기 작품을 되돌아보면 거의 모든 것이 블랙 앤 화이트였다. 당시는 존재와 부재의 대비에 집착했다. 그것은 수년에 걸쳐 크게 변화했고, 오늘날 내 작업은 여전히 어둠과 깊이 연결되어 있지만 과거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어둠은 빛의 캔버스이기 때문에 나를 매료하고, 반사와 반짝임,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거울에 비친 플렉시글라스, 광택 나는 강철, 깊이 있는 투명층 등 검은색 반사 표면을 좋아하는데, 빛이 튕기고, 반짝이며,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색보다는 빛을 통한 색이 작품에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물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여과된 빛이나 반사된 빛을 통해 유채색 세계를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2막은 거의 무채색에 가깝다. 하지만 마지막 3막에서는 자연스럽고 이끼 낀 황토색 풍경으로 달라진다. 최근에는 밝고 장난기 가득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진화는 과정의 일부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마다 자신감과 함께 실험 정신이 강해진다. 빛, 성찰, 분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2026년에는 어떤 작품이 기다리나?

두 편의 새로운 작품을 초연한다. 하나는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자 슈테판 메르키 감독을 만난 콧부스 극장에서 선보이며, 또 다른 작품은 무대 세트와 조명을 모두 디자인하는 샤우슈필하우스 그라츠에서 상연한다. 2027년에는 스위스에서 오페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바쁜 2년을 보낸 후, 석사과정에서 개발한 프레임워크이자 개념인 내러티브 조명을 다시 연구할 필요성을 느낀다. 빛이 스토리텔링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 구조의 일부가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024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국제 조명 심포지엄에서 이 연구를 발표했으며, 이제 다른 문화라는 관점을 통해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 아시아에서의 연구를 통해 빛이 문화마다 어떻게 다르게 인식되는지 알게 되었다. 색, 밝기, 리듬 같은 요소는 사회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며, 서로 다른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교직에 복귀할 준비도 하고 있다. 학생들과 연구를 공유하고, 그들의 시각에서 배울 수 있길 기대한다. 교류와 호기심이 새로운 예술 창작의 좋은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빛과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무대에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작품을 계속할 뿐 아니라 연구와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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