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빈티지 아이템

구글이 올해 가장 많이 검색된 ‘빈티지 아이템’을 공개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구글보다 번개장터나 후루츠패밀리에서 더 자주 찾는 추세지만요. 빈티지 플랫폼 후루츠를 샤라웃한 코르티스의 노래 ‘FaSHioN’의 가사, “후르츠 찜해놓은 상품에 있었던 벨트는 now on my 허리”가 여전히 귓가를 맴돕니다. 모두가 빈티지를 구입하는 건 아니더라도 확실히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만 해도 슬리퍼 끌고 가볼 만한 거리에 빈티지 숍이 두 곳이나 생겼거든요.

2025년은 빈티지에 꽤 뜨거운 해였습니다. 레드 카펫 위에선 아카이브 룩이 활약했고, 일상에선 리한나, 켄달 제너, 타일라 같은 셀럽이 레트로 아이템을 즐겨 입었죠. 그런 흐름이 반영된 걸까요? 구글이 발표한 ‘2025 올해의 검색어’ 가운데 패션 카테고리에서 ‘빈티지’가 독보적인 인기 키워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10개를 뽑아보니,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목록이 나오더군요.

집계 방식은 12개월간 검색량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빈티지 의류 아이템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그 결과 공개된 10개 아이템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클리 후디
레드캡 팬츠
머틀리 크루(Mötley Crüe) 티셔츠
목을 살짝 감싸는 모크넥(Mock Neck) 스웨트셔츠
이글스 재킷
홀리스터 재킷
미스 미(Miss Me) 청바지
이글스 스웨트셔츠
폭스 레이싱(Fox Racing) 후디
그리고 ‘빈티지 반바지’라는 아주 광범위한 키워드까지 포함됐죠.

리스트 전체를 놓고 보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대한 향수로 점철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오클리와 폭스 레이싱은 1990년대 그런지 무드를, 모피 장식 홀리스터 재킷과 부츠컷 미스 미 진은 2000년대 ‘센 언니’ 룩을 대표했던 아이템이죠. 혹시 이 리스트를 보고 ‘왜 지금 이걸 다시 사?’ 싶은 마음이 든다면, 디자이너들이 열을 올려 복각 중인 바로 그 시대라는 걸 떠올려보세요. 12월 초 발표된 구찌 프리폴 컬렉션만 봐도 레이싱 재킷과 부츠컷 청바지가 2006년이 아니라 2026년을 앞두고 나왔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만 최근 검색 패턴은 ‘빈티지에서 영감을 받은 신상품’이 아니라 ‘진짜 빈티지’를 원하는 분위기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 그 시대를 대표했던 상징적인 아이템을 찾아 나서는 거죠. 예를 들어 머틀리 크루 밴드 티셔츠는 꽤 지엽적인 선택인 듯 보이지만, 빈티지 록 밴드 티셔츠 유행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레드캡 팬츠는 요즘 다시 떠오르는 워크 웨어 트렌드와 맞닿아 있고, 이글스 재킷과 스웨트셔츠는 스포츠 감성이 강한 2025년의 취향을 반영하죠.

결국 이 리스트는 아무리 예상해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빈티지 쇼핑의 묘미를 다시 보여줍니다. 중학생 때 입었던 홀리스터 재킷을 꺼낼 타이밍이냐고요? 구글에 따르면 지금이 바로 그때인 것 같군요. 옷장을 진작 정리했던 분들이라면 <보그 코리아>가 선정한 ‘서울 베스트 빈티지 숍’을 참고해 나만의 아이템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