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린 화제작 ’대홍수’, 김병우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이 글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12월 19일 공개 후 우리나라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좋은 의미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70개국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죠.
앞서 언급한 장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대홍수>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닙니다. 시작은 대홍수라는 재난이었을지 모르나, 영화는 인류의 존속을 둘러싼 새로운 방법과 인간 희생을 다룬 작품입니다. 영화의 중반부 이후 펼쳐지는 타임루프와 AI 딥러닝 등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죠. 재난물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이 부분이 ‘불호’ 포인트였고, 반대로 이 부분을 흥미로워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작품 공개 후 김병우 감독이 <대홍수> 비하인드를 공개했습니다.
영화 제목이 ‘대홍수’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병우 감독은 성경의 창세기 속 노아 이야기를 토대로 제목을 지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창세기 노아 얘기가 제일 컸다. 즉각적으로 연상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단순한 재난으로 끝나는 얘기가 아니겠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종’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여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반부 이후 <대홍수>는 루프물로 진행됩니다. 주인공 구안나(김다미)는 아들 신자인(권은성)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합니다. 루프물로 만들게 된 데는 ‘진화’라는 키워드가 존재했다고 김병우 감독은 전했습니다. 인류가 진화를 해온 방식과 인류의 다음 단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녹인 셈이죠.
영화가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만큼, <대홍수>에는 숨겨진 디테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루프물 부분에서 보여주는 안나의 티셔츠 숫자가 대표적인데요, 이는 안나가 AI 학습 몇 회차인지 암시하는 숫자죠. 또 안나의 얼굴에 자인이 붙여둔 스티커가 공룡과 공작새인데, 이 역시 진화를 상징합니다.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헬리콥터와 로켓 스티커도 붙어 있죠. 안나가 빈집에 들어가 입고 나오는 코트 또한 나중에 주인에게 되돌아갑니다. 코트의 주인은 복도에서 출산한 산모인데요, 안나가 코트를 덮어주는 모습이 나오죠.
호불호가 갈리는 점에 대해 김병우 감독은 “많이 봐주시고, 영화에 대해서 좋은 얘기도 나쁜 얘기도 많이 해주시는 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본 <대홍수>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