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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연말이면 괜스레 마음이 분주해진다. 미루고 미룬 숙제를 더는 모른 척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강박이기도 하다. 한참 전부터 여기저기 더미를 이룬 책을 이제는 정리해야 하는데, ‘밥 한번 먹자’로 시작한 안부 인사에 어떻게든 화답하고 실천하고 싶은데. 그럴수록 자꾸만 마음이 작아지는 건 어째서일까. 한 해를 살아낸 데서 오는 긴장감이 딱 하고 풀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갈무리와 정돈에 대한 조바심과 수행에 대한 압박이 고요와 안온을 좇고 싶은 다른 마음과 맞붙는다. 이럴 때면, 소설을 읽는다. 차마 하지 못한 말이나 행동,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말이나 행동이 뒤엉켜 있고, 다가올 새해에 차차 할 말과 행동을 짚어보게 되는 때이니까. 그런 유의 것이라면, 소설을 읽으며 만나게 되는 것, 짐작하게 되는 것과 닮은 게 아닐까.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묘한 동류의식이야말로 소설이 주는 위안과 기품이기도 하다. 특히 김애란의 소설이라면. 언제나 그랬듯 김애란 소설 속에서 나는 인물들과 내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심지어 우리가 비슷한 세대로서 나이 먹어가고 있음을 자연스러운 일로 여긴다. 나의 많은 시간이 그의 소설 속에 있고, 그의 소설로 내 많은 시간이 채워져 있다.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문학동네, 2025)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문학동네, 2025)의 7편의 단편을 순서와 무관하게 마음 가는 대로 읽어나간다. 그중 다섯 편의 소설에는 어김없이 이별의 감각과 서정이 짙다. 사랑했던 이들의 헤어짐(<이물감>, <안녕이라 그랬어>),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부고(<레몬케이크>), 죽음이라는 영원한 작별(<좋은 이웃>, <안녕이라 그랬어>, <빗방울처럼>). 김애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커다란 상실의 한가운데에 있거나, 그것을 지나가고 있거나, 그 감정과 사태 이후의 시간을 보내거나, 각자의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의 감정을 되새김질하는 중이다. 혹은 <홈 파티>나 <숲속 작은 집>의 인물들처럼 평소에는 좀처럼 들러볼 수 없는 특별하고 신기한 장소에 들어서서 자기 안의 낯선 얼굴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것을 상실이라고 부르든, 내면이라고 칭하든, 소설 속 인물들은 피하고 싶거나, 피해왔다고 생각했거나, 다시 마주치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불편과 불안의 관계, 그 관계를 만드는 자신의 내밀한 역사와 대면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들은 동시대 이 사회와 경제가 어떤 원리와 시스템으로 굴러가는지에 대한 예민하고 예리한 촉수를 드리우는 작가 김애란의 세계를 잇고 짓는 인물들이 아닌가. 지방 소도시를 떠나 서울에 와서 자리 잡고 연애하던 40대 중반의 여성이 아픈 엄마의 간병을 도맡으며 경력 단절이 되는 일련의 과정(<안녕이라 그랬어>)은 지방과 서울살이에서 오는 정서적, 경제적 격차와 돌봄 노동의 현실, 노동시장의 인력 구성을 보여주는 흔하디흔한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심리적 보금자리이자 부동산이라는 실물경제의 지표이기도 한 내 집 마련의 시도나 기대가 예상치 못한 낯선 감정과 이어지기도 하며(<좋은 이웃>), 때론 어렵사리 얻는 내 집이 파국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빗방울처럼>). 내가 애초부터 갖지 못한 것,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평생 가질 수 없는 것, 그저 잠시 잠깐 머물거나 가진 것처럼 보일 뿐인 임시의 공간들. 그 속에서, 바로 그로 인해 누군가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지고, 또 누군가는 누군가의 마음을 마구 헤집고 후벼 파기도 한다(<홈 파티>, <숲속 작은 집>, <레몬케이크>).

Unsplash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상실 이후에도 김애란의 소설 속 인물들에게 무언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돌아보는 힘일 것이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 끝에 도리어 그런 마음을 품었던 자신을 향한 부끄러움이나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고 정리할 수 없는 서글픔으로 이어진다. 또 으레 짐작했던 타인의 모습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당혹감 역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서운 힘이다.

그래서 김애란을 읽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를 외면하지 않고 보게 만들면서도, 이 세계가 내게 안기는 상실과 위협과 유혹을 시험하면서도, 그런 것에 휘둘리고 깨지고 위태로워지거나 그럴 수 있는 게 나라는 사람임을 인정하게 만드니까. 그러면서 다들 그렇게 산다고, 그러니까 괜찮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돌아보게 되는 것이라고 손짓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손에 든 책을 보고야 비로소 종일 나를 사로잡은 깊은 상실감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집을 잃어서도, 이웃을 잃어서도 아니었다. 우리가 정말 상실한 건 결국 좋은 이웃이 될 수 있고, 또 될지 몰랐던 우리 자신이었다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 (<좋은 이웃>, 142쪽)

자신을 돌아보는 일. 김애란 소설에서 그것을 다르게 말하면, 타자의 자리에 서보는 일, 타자를 짐작해보는 일, 불가능할지라도 할 수 있는 한 그렇게 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십여 년간 이연이 여러 인물에게 자신의 몸을 빌려주며 깨달은 사실은 단순했다. 그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거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오해와 갈등이, 드라마가 생겼다.” (<홈 파티>, 24쪽)

“똑같은 상황이라도 내 살림이 빠듯하면 ‘형은 왜 그거밖에 안 내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인간인 것 같다고. 반대로 내 상황이 좀 여유 있으면 ‘그럴 수도 있지’ 자연스레 넘어가지더라고 했다. 자기가 원하는 건 큰 성공이나 호사까진 아니어도 살면서 그런 순간이 왔을 때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이물감>, 158쪽)

감히 누군가를 이해했노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누군가를 보며 자신을 돌아보듯, ‘그럴 수도 있겠다’고 가만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럴 때야말로 이 세계를 살아갈 수 있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그런 것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살아보고 싶은 게 아닐까. 어쩌면 사는 일의 안온과 온기라는 건 그곳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해를 보내며 그런 생각을 품게 하는 소설을 만나 다행이다. 그랬듯 다시, 김애란의 소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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