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로랑 2026 봄 컬렉션, 몸바사백의 귀환
2002년의 아이콘이 지금의 리듬으로 걷는 법.
2002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몸바사 백은 생 로랑의 역사 안에서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하나의 태도였다. 2026년 봄, 생 로랑은 이 아이콘을 다시 불러낸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시간은 분명히 흐른 뒤다.
생 로랑 2026 봄 컬렉션 ‘몸바사(MOMBASA)’는 과거의 실루엣에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 당시 몸바사가 품고 있던 감각, 힘을 주지 않은 우아함과 자연스러운 흐름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어깨에 걸쳤을 때 몸의 움직임을 따라 유연하게 흐르는 실루엣은 여전히 핵심에 자리하며 라지, 미디엄, 스몰 세 가지 사이즈로 구성되어 일상의 리듬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디테일에서 분명해진다. 라지와 미디엄 사이즈에는 지퍼 여밈의 내부 포켓과 스웨이드 카프스킨 안감, 레더로 마감된 핸들이 더해졌다. 사용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체감되는 구조다. 쿠르슈벨 레더, 빈티지 카프스킨, 포니 레더 등 다양한 소재 선택 역시 몸바사가 단일한 이미지를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컬러는 블랙, 루즈 카베르네, 상탈, 다크 오트 등 절제된 팔레트로 구성되며, 스몰 사이즈는 다크 베이 리프 엘리게이터 소재로도 선보인다. 과시보다는 밀도에 가까운 선택들이다. 눈에 띄기보다 오래 남는 방식으로.
몸바사는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가방 이상의 존재, 무언가를 들기 위한 오브제가 아니라 하루를 움직이는 방식에 가깝다. 생 로랑은 이번 시즌,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조용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