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대변이 둥둥 뜬다? ‘이 병’의 신호를 의심해야 한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설명하는 대변의 부력으로 알 수 있는 것. 소화 상태, 식단, 그리고 전반적인 건강 상황까지. 그냥 흘려보내면 안되는 똥의 경고를 알아본다. 그래서 똥이 떠야 한다고, 가라앉아야 한다고?
건강 상태를 알고 싶다면 스마트워치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보다 자신의 대변을 확인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배설물을 연구팀에 보내 분석하게 할 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물을 내리기 전에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몸 상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으니까.
배변 횟수, 색, 크기, 그리고 부력은 모두 장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장 건강은 면역과 뇌 건강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대변이 뜨는지 가라앉는지에 대해 상담할 소화기 전문의를 연락처에 저장해두고 있지는 않을 것.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이 기사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소화기내과 의사 조셉 살합은 건강한 대변은 뜰 수도 있고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가라앉는다고 말한다.
“대변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보통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방이 정상적으로 흡수되고 있고 소화 기능이 잘 작동하며 수분 함량도 적절하다는 신호입니다. 위장관이 제대로 기능하는 사람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이죠.” 다만 대변이 가라앉는다고 해서 완벽하게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건 장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다.
반대로 대변이 뜬다고 해서 자동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뜻도 아니다. 예일 의대 임상 부교수이자 소화기내과 의사인 폴 포이어슈타트는 떠 있는 대변은 대개 가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살합 역시 “대변이 뜨느냐 가라앉느냐는 종종 가스 함량의 문제입니다. 대변에 더 많은 가스가 갇혀 있으면 부력이 커집니다. 섬유질을 많이 먹거나 공기를 삼킨 것 같은 단순한 이유로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한 번 정도 대변이 뜨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계속해서 뜬다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소화기내과 의사 사빈 하잔은 이런 경우 지방이나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대변이 기름지거나 냄새가 심하거나 색이 옅다면 더 그렇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영양소를 몸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위장 감염 같은 기저 질환의 가능성도 있다. 살합은 췌장이나 담낭 문제와 관련된 흡수 장애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체중 감소, 복통, 대변 형태 변화 같은 다른 증상과 함께 지속적으로 대변이 뜬다면 소화나 흡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변에 피가 보이거나 심한 복통이 있거나 대변이 연필처럼 가늘거나, 색이 창백하거나 점토색에 가깝거나, 배변 횟수가 크게 달라졌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하잔은 말한다.
대변이 뜨는 것이 평소의 상태라면 세 의사 모두 이것이 셀리악병의 증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셀리악병은 소장이 영양소, 특히 지방을 흡수하는 능력을 손상시킵니다. 그래서 떠 있고 기름진 대변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라고 살합은 말한다. 하잔에 따르면 유당 민감성이나 유당 불내증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살합은 이것이 셀리악병의 유일한 증상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대표적인 특징은 색이 옅고 냄새가 심하며 물을 내려도 잘 내려가지 않는 대변이다. “지방 함량 때문에 잘 씻겨 내려가지 않고 변기에 달라붙습니다.” 만성 설사 역시 셀리악병의 증상 중 하나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몇 주 동안 글루텐을 끊어 보고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그는 조언한다. 유당 민감성이나 불내증의 경우에는 유제품을 먹은 뒤 가스, 복부 팽만, 설사나 변비, 복통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 역시 떠 있는 대변을 경험할 수 있지만, 역시 이것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잔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대개 과도한 가스와 함께 잦은 설사나 변비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떠 있는 대변이 크론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포이어슈타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크론병은 보통 묽은 변이나 설사로 나타나며, 때로는 피와 점액이 섞여 나옵니다.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 하거나 식사 후 바로 배변 욕구가 생기거나 복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대변이 뜨는 것은 건강이 나쁘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건강한 대변은 보통 가라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밀도 있는 대변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살합은 장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포이어슈타트 역시 여기에 동의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섬유질이 풍부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배변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물을 내리기 전에 대변을 한 번 확인하는 것은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력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살합은 이렇게 말한다. “부력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거기에 과도하게 집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체적인 패턴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감각을 무시하지 말고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잔은 진료 전에 몇 주 동안 식단과 배변 습관을 기록해 두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의사와 함께 패턴을 찾기 쉽기 때문이다.
“대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이 바로 제 일입니다.” 살합의 말이다.
“배변은 소화 건강을 보여주는 창과 같습니다. 때로는 문제가 있다는 첫 번째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패턴을 살펴보고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이야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