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자전거 크루, 러닝 크루보다 빡세고 쿨하다
러닝 크루에 가려져 몰랐겠지만, 사이클 모임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전히 상승세인 라이딩에 당장 합류해야 하는 이유를 전문가들이 말한다.
러닝의 유행이 생각보다 훨씬 길어져 하나의 문화로 잘 정착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화를 신고 거리로 나섰고, 수많은 러닝 크루와 페이스 기록에 집착하는 콘텐츠가 쏟아졌다.
그보다 조금 덜 주목받았지만, 해외에서는 사이클링 열풍도 동시에 일어났다. 교통 체증 없이 도시를 벗어나고, 다시 돌아와도 저녁 시간에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자유로움, 운동 효과, 그리고 장비에 대한 재미까지 더해지며 새로운 라이더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클럽을 만들고 거리로 나왔다. 봄이 완전히 자리 잡은 지금이야말로 사이클링 쇼츠를 꺼내고, 저지를 새로 장만하고, 클럽에 합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사우스 런던의 팀 드 베르는 1980년대 후반, 영국 최초의 흑인 사이클링 챔피언 모리스 버튼에 의해 시작됐다. 팀 멤버 팀 롱리는 코로나 시기에 “회원 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 “고립된 시간을 지나며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어요. 런던을 벗어나 시골로 달리며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다는 자유가 있었죠.”
런던 다이너모의 닉 키투노 역시 코로나 이전에는 클럽 가입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무릎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두고 나서 사이클링을 시작했다. 롱리는 비슷한 사례를 많이 봤다고 말한다. 충격이 큰 스포츠로 부상을 겪은 사람들이 더 낮은 강도의 운동을 찾으며 자전거로 넘어온 것이다. “태클하고 골 넣어야 한다는 압박이 없어요. 그냥 주간 라이딩을 완주하면 됩니다.”
기존 클럽뿐 아니라 새로운 클럽도 많이 생겼다. 레이첼 걸링은 2020년 포지 런던 CC를 공동 창립했다. 도심 라이딩부터 일요일 서리 힐스 장거리 라이딩까지 운영한다. 봉쇄 기간 동안 도로에 차가 줄어들면서 자전거를 시도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었고, 한 번 타보면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활동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체인 갱 사이클리스트 공동 창립자 야닉 화이트는 지금 사이클링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졌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스스로를 사이클리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까지 빠져들었어요. 저도 라이크라를 입게 될 줄은 몰랐죠.”
사이클링 클럽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야외 활동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몇 시간씩 자전거를 타는 과정에서 끈기와 인내도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또한 16개 연구를 분석한 한 논문에서는 사이클링이 체력과 심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고, 2024년 영국 의학 저널 연구에서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전체 사망 위험이 더 낮다는 결과도 나왔다. 매주 100km 가까운 라이딩을 한다면 효과는 더 클 것이다.
하지만 걸링은 가장 큰 장점으로 ‘커뮤니티’를 꼽는다. “펍이나 카페에서 어울리는 것도 있지만, 경험 많은 라이더에게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그룹으로 움직이면 새로운 코스를 탐험하고 더 어려운 라이딩에 도전하게 되는 등, 혼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경험을 하게 된다.
사이클링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이제 ‘스타일’이 됐다는 점이다. 브래들리 위긴스, 크리스 호이, 톰 피드콕 같은 선수들이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이제 사이클링은 단순히 쫄쫄이에 방수 재킷 입은 교사들의 취미가 아니라, 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이 즐기는 활동이 됐다.
키투노는 “사이클링 의류가 훨씬 더 멋있어졌다”고 말한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더 나은 핏 덕분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로카코르바 같은 브랜드를 입고도 멋있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자전거 자체도 점점 더 매력적인 오브제가 되고 있다. 퀴르크 사이클즈는 그런 흐름을 대표한다. 2015년 런던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퍼포먼스뿐 아니라 제작 과정과 디자인까지 중요하게 본다. 레이싱, 그래블, 로드용 세 가지 모델과 한정판 ML2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 브랜드 사이클링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정체성과 연결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운동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더 깊이 빠지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어떤 물건을 선택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까지 중요해지죠.”
한국에서는 웨어에버런에서 다루는 포탈, 카페와 함께 다양한 자전거 아이템과 문화를 소개하는 브랜드 히치, 스틸 바이크를 만드는 루키 바이크, ATB 바이크 커스텀 샵 이와가 있다.
크루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인트로 라이딩’으로 시작한다. 기존 멤버들과 함께 정기 코스를 달리며 분위기와 루트를 익히는 방식이다. 리더가 코칭을 해주고, 라이딩 후에는 카페에 들르는 식. 달콤하고 시원한 커피와 케이크가 기다린다.
비싼 장비가 꼭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장비에 집착할 수 있지만, 굳이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결국 당신을 더 빠르게 만드는 건 다리입니다.”
결론적으로, 사이클링 클럽은 단순한 운동 모임이 아니다. 피트니스, 스타일, 커뮤니티를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지금, 그 흐름은 더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