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일그러진 감정이 주어지면 좋겠다”
2024의 예감 올해의 시작은 좀 다르다. 새로운 뭔가를 만날 것 같다. 원래 해가 바뀌면 좋은 작품, 배역을 맡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편이다. 불안감도 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요즘은 기대와 설렘이 계속 샘솟는다. 여태껏 보여주지 않은 것을 끄집어낼수 있는 기회가 오면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엄정화다우면서 엄정화 같지 않고, 엄정화 같지 않으면서 엄정화다운 것들을 […]
2024의 예감
올해의 시작은 좀 다르다. 새로운 뭔가를 만날 것 같다. 원래 해가 바뀌면 좋은 작품, 배역을 맡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편이다. 불안감도 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요즘은 기대와 설렘이 계속 샘솟는다. 여태껏 보여주지 않은 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엄정화다우면서 엄정화 같지 않고, 엄정화 같지 않으면서 엄정화다운 것들을 잔뜩 보여주고 싶다.
24년 만의 콘서트
운명적인 기다림이었달까? 회고전까지는 아니지만 가수 활동을 기념하는 무대를 한 번은 꼭 갖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지난 시간이 그냥 사라질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연말의 단독 콘서트를 아주 뜨겁게 사랑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듯 애정을 쏟았고 준비하는 내내 궁금했다. 앙코르 무대까지 마치고 모든 공연이 다 끝났을 때 도대체 어떤 기분일지… 여한이 없을까? 그래도 아쉬움이 남을까? 그랬는데 예상 밖이었다. 기대감이 확 밀려왔다. 다음에 대한 기대와 용기.
본능적으로
새로운 시도, 도전은 나한테 본능이다. 할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이 좋다. 더 어릴 땐 두려움이 앞섰다. 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대중적이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변화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선택했을 때, 어려운 배역을 마주했을 때가 그랬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확신을 얻었다. 결국 이걸 잘해내면 몇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멀리 볼 줄 아는 시야도 갖게 됐다.
전방위 아이콘
고맙게도 화보 촬영을 앞두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롯 틸버리가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 영감을 주는 존재로서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스스로의 삶은 물론 누군가의 인생
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말이죠. 그 연쇄반응을 위해 지금처럼 계속 함께해주세요!” 100% 공감한다. 나의 새로운 시도가 자기만족 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움을 좇았다. 나중에 보니 그것들이 모여 여기까지 올 수 있는 넓은 길이 되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도 생겼다. 앞으로의 길도 그럴 것이다.
디바의 메이크업
메이크업은 나와 떼려야 뗄 수 없고, 메이크업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안다. 무대 위에서도 여러 얼굴을 보여줬는데 변신의 순간은 늘 짜릿하다. ‘Watch Me Move’ 뮤직비디오의 컨셉추얼한 메이크업도 재미있었고 ‘Dreamer’에선 노래를 부를 때 반짝반짝 빛나도록 선명한 레드 립에 펄을 터치했다. 오늘 커버의 메이크업은 ‘배반의 장미’부터 ‘Ending Credit’까지, 잘 어울리는 내 노래가 여럿 떠올랐다.
배우의 얼굴
드라마 <닥터 차정숙>도 그렇고, 여성 서사가 전면에 빛나는 작품이 전보다 늘었다. 온갖 고난과 역경에 맞서 주저앉지 않고 억척스럽게 걸음을 떼는 여자의 일생을 연기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마냥 착하거나 사랑스러운 역할이 아니라 억척스러운 모습, 일그러진 감정이 내게 주어지면 좋겠다. 또 이야기나 연출 스타일이 신선한 작품도 눈에 부쩍 들어온다. 보면서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가 된다. 감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음악과 달리 배우 일은 충족이 잘 안된다. 채워지지 않은 결핍 같은 게 있다. 그래서 오히려 늘 열려 있다.
BORN DREAMER
내 꿈은 한결같다. 멋있는 배우, 좋은 가수라는 얘기를 듣는 거다. 돌아보면 정말 신기하다. 꿈속에 들어간 것 같던 데뷔 시절부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그때의 꿈이 어떻게 변함없을 수 있는지. 달라진 거라면 전보다 꿈이 깊고 넓어졌다는 거다. 잡힐 듯 말 듯한데 선명하게 가까워지면 약간 미루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늘 꿈꾸기를 동경한다. (VK)